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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당 및 독일 해적당 경험의 한국적 적용] 서명준 교수 (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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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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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당 및 독일 해적당 경험의 한국적 적용

일 시 : 2020724() 오전 10

발제자 : 서명준 한국외대 글로벌정치연구소 초빙연구원

정 리 : 권기마 연구원

 

 

중점 발제 내용

 

. 해적당의 등장과 특징, 그리고 주요 정책들

해적당은 진정한 자유주의 정당이라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 독일 정당사에서 녹색당이 등장하면서 2.5정당체제가 형성되었고, 그 이후 통일이 되면서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한 좌파당이 생겨났었고, 그리고 최근에는 극우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대안당이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현재 독일정당체제가 5당체제로 변했다는 주장이 있다.

 

해적당이 2011년도 베를린 시의회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해적당은 소위 말하는 인터넷 정당, 스마트 정당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인터넷자유, 개인정보보호, 저작권 철폐라고 하는 정보자유권에 대한 아젠다가 정강정책의 주된 내용이었다. 당시 기존 정당들은 해적당과 같은 아젠다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해적당이 이러한 정강정책들을 가지고 원내로 진출한 것이다.

 

그리고 해적당의 지지층은 전 연령층에 고루고루 분포되어 있다. 지난번에 언급했었지만, 녹색당의 경우 지지층이 젊은층, 고학력자, 중산층이다. 독일 정당에서 연령대로 보면 흥미로운 것이 좌파당은 주요지지 연령층이 50, 60대이다. 흔히 생각하면 좌파당의 지지층이 주로 젊은 연령층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해적당의 등장은 기존 정당에 대한 혐오감과 불신이 그 기저에 깔려있다. 추가로 인터넷 정당이라고 하는 색다른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의 존재감이 없는 정당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지지층의 구축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해적당은 다른 정당들에 비해 다양한 지지층이 있지만, 그들을 하나의 굳건한 세력으로 결집시키지 못했고, 전문성에 있어서 정치전문가들이 부족했다. 2011년도 베를린 시의회선거에서 해적당이 15명이 진출을 했는데, 대부분 의원이 학생, 프리랜서, 하드웨어 개발자들이었다.

 

그 이후 해적당 내부에서 계속 문제가 되었던 것이 정치에 대한 무지, 정치학습의 부족이었다. 그래서 현실정치에 대한 감각을 익혀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이 있었고, 결국 최근 들어 사민당 및 기민당으로의 당적을 옮기는 등 탈당해서 뿔뿔이 흩어지는 상황들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해적당이 내세우는 것이 저작권 철폐인데, 이러한 운동은 소위 좌파성향의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의 지지를 받고, 이를 통해 그들의 정당가입도 이루어지는 것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가령 예술가들이 자신의 저작권에 대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정보의 자유와 저작권 보호가 서로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독일 정치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엔첸스베르거(Enzensberger)도 초기 해적당에 동조했지만, 비판적인 입장으로 바뀌게 되고, 결국 진보층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당이 해결하지 못했었고, 또한 발제문 제목에서 정치적 자유를 위하여라는 말을 쓴 이유도 해적당이 경쟁상대로 삼은 당이 녹색당인데, 해적당의 녹색당에 대한 비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녹색당은 진정한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정치적 진영논리 속에 갇혀있으며, 오히려 해적당이 주장하는 것들이 자유주의의 핵심이며, 그들이 진정한 자유주의자라고 주장한다.

 

해적당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남성중심의 정당이라는 점이다. 여성당원의 비율이 1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당에서 주요 쟁점들을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전체적으로 편한 의사소통 속에서 결정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않은 대화들이 오고 가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 해적당은 여성 유권자들한테는 많은 반감을 주었다. 편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 정당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많은 여성당원들이 탈당을 하게 된 것이다.

 

기존의 해적당 당원들은 남성중심의 언어가 성평등적 언어라고 주장할 정도로 해적당은 녹색당과 큰 차이를 보인다. 녹색당은 여성할당제를 독일 최초로 도입할 정도로 여성중심적이었고, 그런 것들이 사회로 퍼져나가면서 하나의 흐름이 되었는데, 해적당은 그러지 못했다는 측면이 있다.

 

독일에서 정당 성향과 관련된 연구조사가 있다. 극좌성향이 1이고 극우성향이 10이라고 하면 해적당은 4.7로 나타나고 녹색당은 3.9 사민당 4.4이다. 그래서 해적당은 중도에 가까운 정당으로 분류되고, 녹색당이나 사민당과 비교해보아도 중도에 가까운 성향을 보인다. 이 해적당 지지자들은 무당파들이다. 무당파 유권자들은 녹색당의 주요 타겟층이기도 했는데, 그래서 양 정당은 이 무당파층을 어떻게 끌어들일지에 대해 경쟁하게 된다. 2011년 당시에는 무당파층이 녹색당보다는 해적당을 선택하게 된다.

 

발제문 두 번째 챕터에서는 독일 녹색당이 등장한 이후의 모습들을 언급했다. 발제문 3페이지 두 번째 문단에 게로 노이게바우어(Gero Neugebauer)라는 정치학자는 해적당의 성공에 대해서 베를린만의 특성에 기반해서 나온 현상이라고 보았다. 베를린이라는 공간이 국제적인 도시이며. 독일이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베를린만 유일하게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특성이 있다. 베를린은 다른 지역에 비해 통신망이나 인프라가 좋은 편이고, 외국인도 상당히 많이 살고 있다.

 

그래서 노이게바우어는 해적당의 승리는 베를린에서만 국한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 독일의 정당연구가인 오스카 니더마이어(Oskar Niedermayer) 교수는 해적당의 성공이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적당이 더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전문성 부족의 문제, 남성중심정당이라는 비판, 저작권과 관련한 이익충돌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녹색당이 명맥을 이어오면서 나름대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령 환경사업이나 생태사업 등이 가능하다. 그런데 저작권 철폐와 관련된 아젠다로는 수익창출이 어렵다. 현실적으로 이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젠다이다.

 

해적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이 진정한 자유주의적 아젠다가 맞는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다. 저작권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국가가 상품에 대해서 법적으로 그것의 가치를 보호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가는 노동량과 비용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끝나는데, 국가가 저작권법을 만들고 그 저작권을 보호하고, 그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해적당은 그러한 수익활동을 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시장경제를 버리자는 내용 혹은 지적재산권을 철폐하자는 내용의 아젠다를 가지고 있어서, 녹색당과는 경제적인 의미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음으로는 해적당의 당 기본강령 서문에 나오는 내용인데, 인간존엄을 추구한다고 말을 한다. 디지털혁명 시대인데, 자유가 위험에 노출된다. 국가가 개인의 정보를 가져가고, 통제하고, 이로써 감시체제로 전환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이 부분은 전세계적으로, 물론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지난달에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보도되었다. 독일의 유명한 종군기자인데, 일주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변형균 KT AI/Big Data 담당 상무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 변형균 상무가 독일 기자에게 독일 사람들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생명보호가 중요하냐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하냐고 묻는다. 변형균 상무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개인정보보호는 중요하지 않다고 인터뷰 마친다. 독일기자는 상당히 놀랐고, 변 상무는 한국에서 개발한 이 시스템을 독일에도 수출할 거라는 말을 한다. 인터뷰했던 독일기자가 한국식 자유주의라는 제목으로 기사의 결론에 의하면 확진자들이 고립당하고, 사람들에게 따돌림당하고 있고,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있다라고 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아젠다가 많지 않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내용들이 중요한 아젠다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정당을 표방한다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어필이 가능할 것이다. 사적영역과 개인정보보호, 저작권, 공유제도, 데이터 공유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특허권까지도 없애야 한다는 특히 의약품 특허권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유전자, 가령 유전공학은 특히 위험성이 높기에 독점기업이 특허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당히 혁명적 접근이다. 현실적으로 당장에 이루어지기는 어렵지만,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에는 이런 것들도 필요하다는 그러한 내용이다.

 

한국도 이제 공공기관에서 정보를 많이 제공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것이 좌파적인 이데올로기라기보다는 근대 부르주아지가 추구했던 이상에 가까운 내용들이다. 귀족 왕들의 밀실정치, 밀실행정으로부터 상인계급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정치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했던 것이고, 이것이 부르주아지 이데올로기의 투쟁적인 징표나 상징이 되었다.

 

다음으로 한국에도 정보권을 강화하려는 운동이나 시민활동들이 있는데, 독일의 경우 정당설립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가령 인터넷으로도 정당설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인터넷 정당설립 자체가 어려우니까 정치세력화가 어려워지는 차이가 있다. 정당설립제한을 없애고 제도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게 가장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독일식 정당명부제 연동형비례대표제도 역시나 비례정당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는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토의

 

강동호 : 서명준 교수님 발제 감사드리고, 질문 있으신 분들 자유롭게 질문 부탁드린다.

 

 

최영기 : 해적당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물적 재산권을 보호해주면서, 지적 재산권만 철폐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땅과 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보호를 받고, 어떻게 보면 그와 같은 재산이 없는 지식재산을 가진 사람들의 것은 공유하자는 것인데, 그러한 주장은 확산되기가 어렵지 않은가?

 

서명준 :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같은 지적재산들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최영기 : 그러나 그런 가치가 실현되기 어려운 가치이지 않은가?

 

서명준 : 예컨대 리눅스라는 운영체제를 만든 핀란드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추구하고자 하는 그런 공유가치 정신을 모방해서 해적당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리눅스 민주주의라는 말을 언급했듯이, 해적당이 표방하는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자유주의(Sozialer Liberalismus)이다. 지적재산을 공유하는 그러한 컨셉은 진보좌파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이고, 초기에 진보좌파적 지식인들이 상당히 당을 지지했다.

 

발제문 9페이지의 내용은 해적당이 녹색당의 새로운 적이 되었다는 것인데, 다만 녹색당과 달리 해적당이 가지고 있는 아젠다들, 가령 오픈소스, 정보공유는 시장성이 없기에 녹색당과 정책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해적당의 아젠다들이 지속되기 어려웠던 것 같고, 당 내분도 존재했었다. 예를 들면 NSA(미 국가안보국)가 독일 정부기관에 도청을 시도했었는데, 해적당이 적절한 입장을 내지 않았었다. 그래서 정보의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이 정보 침해 공격에 대해 당 입장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에 많은 실망을 하기도 했었다.

 

 

조준상 : 애드워드 스노든 사건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해적당은 왜 입장을 내지 못한 건가. 러시아 때문인가.

 

서명준 : 그럴 것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유권자들이 상당 부분 지지를 철회했다. 발제문 11페이지에서 해적당의 실패요인을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았는데, 기존 정당들이 해내지 못한 부분들을 해냈던 것이 해적당의 성공요인이었고, 무당파층이 해적당의 의제들에 대해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스마트정당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시도가 되었으니까, 스마트정당이 열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원래 독일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정당이 자민당(FDP)라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 정당이 녹색당, 해적당 등에 밀려났다.

 

이연기 : 인터넷의 적극활용을 통한 개방시민당원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서명준 : 인터넷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개방시민당원제는 해적당에서 나온 아이디어이다. 당원이 반드시 당비를 내지 않아도 당원자격은 유지되고, 당원이 아니더라도 중요 정책을 논의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 사실 정당정책 논의에서 비당원이 함께 참여를 할 수 있다는 건 큰 차이이다. 인터넷이 갖는 개방성은 주지하다시피 공유화와 개방성 등이 인터넷의 특징이고, 그 특징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개방형 시민당원제이다. 한국도 온라인 댓글정치가 하나의 정치담론으로 만들어져있다. 해적당은 그러한 온라인 정당이라고 볼 수 있다.

 

정우식 : 남성정당은 극우성향의 정당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서명준 : 좋은 지적이시다. 커뮤니티 정치를 보건대 온라인 정치세력화는 충분히 되어있는 상태이다. 유튜브를 통한 정치도 마찬가지다. 가치와 이데올로기가 올바르고 현실성만 있다면, 그리고 지지층들의 특성에 따라 결집시킬 수 있는 그러한 지점들만 잘 발견된다면 온라인에서 결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남정숙 : 정보보호와 관련해서,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이 다른 외국에서도 코로나가 한국의 유교적인 사상 때문에 잘 통제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들이 급격하게 바뀌지 않아서, 편을 갈라 싸우고, 전체주의적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디지털화와 전체주의로 흐르는 경향들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 위험 상황을 맞닥뜨리면 개인의 자유는 침해되어도 된다고 보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서명준 : 독일에서는 개인의 생명권과 정보보호권 사이에서 정보보호권에 더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보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준상 :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 빅브라더가 구축되어 있는데, 그것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남정숙 : 굉장히 위험한 상황인데, 그것이 용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영기 : 우리나라를 보면 이태원 사태가 났을 때 자기 위치 등을 제대로 신고를 안 했다. 약간 추상화해서 생명과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을 물어보면 판단이 다를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케이스를 두고서 판단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강동호 : 너무 편향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위기가 닥쳤을 때 위험성이 있지만, 침묵하고 있는 다수는 균형을 잡아가는 것도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프라이버시권 보다 공공성을 더 강조하는 그런 의식이 있다. 그에 대한 유교문화적 근원은 있는데, 그것을 무조건 다 좋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서명준 : 이 논의는 정치사회학적 논의에 해당한다. 이것은 개인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독일은 통일 전에 작은 나라들로 쪼개져 있었고,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관세동맹을 맺으면서 독일 통일로 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업문화가 정치문화까지 만든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상업을 굉장히 천시하는 나라였다. 상업이 개인주의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타인의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서구의 개인주의에 체화된 것이다.

 

 

남정숙 : 질문 하나 드리고 싶다. 상업화의 타협점이 공유경제와 협동조합의 출현이고, 그런 것들이 번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공유경제하고 협동조합을 하는 것이 해적당의 가치와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서명준 : 해적당이 추구하는 것은 국가로부터의 자유이다. 국가의 개입을 배척하는 것이고, 원하는 정보를 가져오고,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남정숙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런 중간 단계의 협동조합화가 이루어져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간다. 그래서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서명준 : 공유경제 플랫폼은 많이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의 대부분의 수입은 크게 콘텐츠 수입은 저작권과 광고이다. 저작권을 없애도 광고수입만으로도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는 구조이다.

 

최영기 : 해적당은 현재 존재감이 있는 정당인가?

 

서명준 : 지금은 거의 존재감이 없는 정당이 되었다.

 

최영기 : 지금 사회 변화의 추세를 보면, 해적당이 추구했던 가치나 아젠다는 디지털 전환, 즉 디지털 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이 되고 있기에 더 중요해지고 지지기반도 넓어졌어야 했다. 또한, 공적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의 논의는 디지털세라던가 데이터 저장 정도의 이야기에 국한되어 있다.

 

실제 디지털 전환이 되었을 때 발생할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에 대한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에는 아직 낯선 것 같다. 이런 것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정당이나 NGO가 있을 법도 한데, 오히려 정당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다른 정당들에서 이런 의제들을 흡수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추구하는 가치나 정책 아젠다에는 긍정적이지만, 해적당의 정치활동의 행태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

 

서명준 : 해적당은 어쨌든 정보에 관한 의제를 통해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그 주제가 국가의 경영과 관련된 것이라서, 기존 정당들은 이미 국가운영에 참여하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가령 기민당과 사민당은 정보와 관련된 부분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직접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최영기 : 정당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상당한 지지세력이 있었을 것 같고, 해적당의 정신을 이어가는 시민단체 등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조준상 : 아이디어가 발전되지 못하고, 정책적으로 정체되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든다.

 

최영기 : 해적당은 초기의 성장기 이후에는 정당을 세련 시키거나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해서 소멸한 형태인 것 같다.

 

서명준 : 그렇다고 본다. 언급했듯이 정치를 배운 사람들은 당적을 옮기는 경향을 보인다.

 

최영기 : 해적당의 아젠다를 보면 지식재산권의 과도한 독점이나 지식재산에 과도한 이익을 안겨주는 것에 대한 비판은 상당히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전개되는 디지털기술의 변화로 인해 경제와 사회가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문제, 그리고 국가가 행정과 개인의 자유를 어떤 식으로 침해할 수 있는지의 문제 등의 새로운 문제들을 정치의 문제로 끌어들이는 노력들이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감염예방이라는 목적하에서 이루어졌던 비민주적 통제는 코로나 사태가 잠식되고 나면 큰 논쟁거리가 될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당에서 의제를 들고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준상 : 유럽도 감염추적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독일이 주도했던 것이 중앙집중화 방식, 즉 별도의 중앙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이 있었는데, 분산화하는 방식과 대립을 하다가, 분산화된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문제는 감염추적의 필요성에 대한 가치충돌이 아니다. 필요성은 인정되는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지이다. 나중에 국가가 다른 목적으로 오남용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무엇인지이다.

 

최영기 :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보호의 문제가 왜 정치적, 사회적으로 의제화되지 않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조준상 : 스마트도시개발과정에서 이미 문제가 있었는데, 신천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논의가 생략되었던 것 같다. 아마 이 문제가 스마트도시개발과정에서 제기되었다면 의제화가 되었을 것이다.

 

최영기 : 그런 방식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상당한 위험성이 있어 보인다. 이 문제가 실상이 알려지게 되면 많은 견제나 여론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왜 의제화되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다.

 

남정숙 : 이 의제가 논란 속에서 서로 투쟁하다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소멸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의제는 투쟁 속에서 논점이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 의제화 단계에서 조심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영기 : 해적당이 했던 그러한 도전들은 시대적 흐름을 보면 더 발전될 법도 한데, 이러한 시도들이 발전하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것 같다.

 

서명준 : 해적당이 정당으로서는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실패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해적당이 제시했던 그와 같은 의제들이 다시 등장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영기 :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수많은 수익창출과 수많은 여론과 정치적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디지털세계 속에서의 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명준 : 한국은 언급했다시피 집단적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약한 상태이다. 그래서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와 인식을 구축해나가는 하나의 도전이고 모험이라고 생각이 든다. 해적당은 개인의 자유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공유가치를 어떻게 만들어질지 고민했던 것이고, 그것이 해적당이 보여주는 가장 모범적인 측면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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