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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딜정치와 21세기 한국판 뉴딜] 윤홍식 교수 (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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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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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딜 정치와 21세기 한국판 뉴딜

 

 

미국 뉴딜 정치와 21세기 한국판 뉴딜

일 시 : 20201113() 오전 10

발제자 : 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 리 : 성덕량 연구원

 


중점 발제 내용

진정한 복지국가는 정치, 경제, 복지 이 세 가지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성장체제와 경제 체제와 관련 없는 복지체제는 존재할 수 없고, 정치 체제와 관련 없는 성장체제와 복지체제는 있을 수 없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권력을 통해 자원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복지도 결국 정치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아야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하다. 단순히 제도나 프로그램으로 복지국가를 바라보면 제대로 된 이해를 하기 어렵다.

 

뉴딜을 단순히 사회보장제도의 확대나 일자리 확대 등 개별 프로그램의 실행으로 이해하는 것은 뉴딜이 갖고 있던 시대적 의미를 간과한 것이다. 뉴딜은 1930년대를 일관한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개혁 과정이라 볼 수 있다. 1930년대를 기점으로 전 세계는 불평등이 매우 심화된 상태였다. 뉴딜 이전까지 자본주의 세계는 자유방임주의가 지배적인 담론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루스벨트 뉴딜의 세 가지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뉴딜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30년대 뉴딜 이전까지 자본주의 세계는 자유방임주의가 지배적인 담론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자유방임주의적 시장경제는 불평등, 빈곤과 같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뉴딜은 이러한 자유방임주의를 버리고, 시장에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둘째, 뉴딜을 위기에 대한 민주주의에 착근된 대안이라고 이해한다면, 뉴딜의 핵심은 그 대안을 지지할 광범위한 정치적 지지집단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뉴딜을 시행할 당시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 다른 하나는 스탈린의 사회주의, 마지막이 루스벨트의 뉴딜이었다. 앞의 두 방식은 민주주의적 접근 방식이 아니었고, 오직 뉴딜만이 민주주의적 접근 방식이었다. 정치학자인 샤츠슈나이더(Schattschneider)정책은 새로운 정치를 만든다라고 하였다. 정책을 만듦으로써 새로운 이해집단들이 형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형성된 이해집단은 이 정책을 주장한 정파를 지지하는 새로운 세력의 형성을 의미한다. 뉴딜은 이러한 맥락에서 제대로 조직화하지 못한 노동자 계층 등을 조직해서 새로운 정치적 연합을 구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뉴딜 이후로 미국에서 최초로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정책들과 맞물려 민주당과 노동자 간의 광범위한 뉴딜 연합이 형성되었고, 이것은 미국 민주당의 장기 집권의 토대가 되었다.

 

셋째, 광범위한 사회보장과 일자리 확대를 통해 시민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여 미국 복지국가의 기초를 닦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뉴딜이 사회보장과 일자리 확대를 통해 시민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했다고 해서 해당 정책이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 1930년 미국과 독일의 실업률은 각각 14.2%22.7%였지만, 1938년 미국의 실업률은 27.9%로 높아지고, 독일의 실업률은 3.2%, 1939년에는 0.3%로 낮아진다. 가시적인 성과만 놓고 보면 전체주의 국가였던 독일의 성과가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의 성과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한국판 뉴딜을 말할 때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특성을 충족하는지를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은, 1인당 GDP1960년대에 156달러에서 2018년에 31,250달러로 올랐는데, 이는 실질구매력기준(ppp)으로 일본을 앞선 것이다. 또한, 세계 8위의 교역국이고, 민주주의 지수가 아시아 중에서 가장 높고, K-POP을 비롯한 문화적 역량도 매우 높으며, 블룸버그(Bloomberg)에서 평가한 혁신지수로 평가하면 2014~2019년에는 1위를, 2020년에는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성공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OECD에서 조사한 1987~2017년까지의 자살 증가율은 153.6%가 증가했는데, 다른 OECD 31개국의 자살 증가율은 25.9%로 감소한다. 해마다 갱신하고 있는 기록적인 초저출산율, 잠재성장률에서의 혁신 비중의 지속적 감소, 날로 심각해지는 불평등 등은 한국이 겪고 있는 어두운 면이다.

 

이러한 어두운 면에 대응하는 한국의 복지체제의 모습은 역진적 선별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복지에서의 선별주의란 자산이나 소득 조사를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을 선별해서 그 계층에 복지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투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역진적이라는 말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안정적 소득을 가진 계층에게 복지 혜택이 집중되어 있고,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계층에게는 그렇지 못함을 의미한다. 한국은 복지 서비스를 주로 사회보험의 형식으로 운영하는데, GDP 대비 사회지출 중 사회보험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그런데 사회보험 체계에서는 안정적으로 기여금을 많이 또 꾸준히 낸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되어있다. 따라서 기여금을 안정적으로 납부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혜택을 보기 어렵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역진적 선별주의 복지체제를 갖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4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이다. 1970~1990년대에는 GDP 대비 사회지출이 3% 미만이다. 이 시기는 산업화시대로 성장이 일자리를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일자리가 장시간, 저임금 노동과 결합하면서 공적 복지의 확대 없이 불평등과 빈곤을 완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성장이 곧 복지라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이후 이러한 방식의 고도성장을 통한 자원 분배는 불가능해졌다.

 

둘째,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사적 자산축적체제(사적 보장체제)에 익숙하다. , 낮은 세금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려주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사적 자산을 축적하는 방식을 통해 중산층 이상이 사회적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사적 자산축적체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셋째, 재벌이 주도하는 수출주도형 성장체제이다. 그런데 재벌 대기업은 숙련 노동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아닌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방식을 선택하였다. 독일이나 일본의 성장 방식은 사람의 숙련을 높여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인 데 반해, 한국의 성장 방식은 숙련 노동을 끊임없이 기계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소수의 대기업에 고용된 사람들만 사회보험의 혜택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넷째, 정치적 측면에서 보수 대 자유주의(Liberal) 중심의 권력구도를 갖고 있다. 이 두 거대 세력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사민주의 정당 같은 강한 좌파 정당이 힘을 쓸 수 없다. 복지 정치를 실현하려면 강력한 좌파 정당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데, 한국은 좌파 정당의 힘이 약하다.

 

한국의 복지체제가 직면한 위험과 기회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코로나 19로 인해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재조명되었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경제체제의 취약성이 증대하고 있다. , 세계화의 약화는 국민국가의 주권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민국가의 정책적 자율성이 강화될 수 있고, 이것은 복지국가의 형성에 유리한 조건일 수 있다.

 

둘째, 디지털 기술변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유동화 심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변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기술변화에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변화와 노동력을 보완하는 변화가 있다.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술변화가 있을 때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양극화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산업혁명 당시에 방적기가 도입되면서 면직물을 만드는 노동이 자동화된다. 이때 해고된 사람들이 남성 숙련 노동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빈 자리는 여성아동 노동자들로 채워졌다. 사회 전체의 일자리는 줄어들지 않지만, 소수의 고임금 노동과 다수의 저임금 노동으로 양극화된다. 그러나 소수의 고임금 노동과 다수의 저임금 노동의 비율은 나라별로 상이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노동 대체적 기술변화로 인한 일자리 양극화도 복지국가의 역량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복지의 중요성을 재고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셋째, 정치 지형에서 사민주의의 약화와 극우의 부상이다. 1981년부터 현재까지 유럽의 좌파 정당과 자유주의(Liberal) 정당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그 감소가 온건한 보수 세력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극우 정당에 표가 몰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극우 정당이 표방하는 것은 친복지, 반이민이다.

 

따라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면 성장재벌대기업 중심의 산업 정책들을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실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것은 기존에 성공했던 요인을 부정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에 성공을 가져왔던 방식을 부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패러다임은 이미 변하고 있다. 2010년부터 IMF, 세계은행, 유럽중앙은행, OECD 등은 기존의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재정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들이 불평등을 증가시켰고, 증가된 불평등은 지속적 성장을 가로막았다고 평가하면서 긴축은 죽었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정책의 주된 방향은 고용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써서 국민의 소득을 보장하고 불평등을 낮추는 것에 있다고 주창하면서 기존의 긴축 정책을 폐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 말이 나온 지가 10년이 지났는데도, 한국의 기획재정부나 주류 경제학자들은 균형 재정원칙에 대해 유연하게 사고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완고하다.

 

결론적으로 한국판 뉴딜이 제대로 된 뉴딜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넘어 뉴딜의 핵심인 1. 패러다임 전환, 2. 정치적 지지 기반 확대, 3. 담대한 복지 확대가 담겨있어야 한다.

 

 

 

토의

이수봉 : 한국판 뉴딜에서 가장 부족한 점을 꼽는다면, ‘인간을 위한 산업 정책의 부재라고 본다. 뉴딜은 잘못하면 노동자가 아닌 기업을 위한 것이 되기 쉽다.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정우식 : 확장적 재정정책과 관련하여,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를 갖는 나라는 확장적 재정정책에 있어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한국과 같이 그렇지 못한 나라에서 자유롭게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는 것이 구조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우리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실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이러한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려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다. 그렇다면 언급하신 담대한 복지 확대를 대안으로 보시는 것인지 궁금하다.

 

윤홍식 :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드리면, 이것은 증세 문제와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서 소득세를 절반밖에 내지 않는다. 따라서 확장적 재정정책이나 담대한 복지가 가능해지려면 증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증세에 대해서는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다. 최근에 시행된 재난지원금의 경우, 국가가 무엇인가를 해준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본소득이나 담대한 복지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다. 따라서 이러한 간극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두 번째 질문에 답은 산업 구조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장이 낙수효과를 통해 국민 전반에 혜택을 주는 방식의 산업 정책은 90년대 이전까지만 유효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산업 체제는 기존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재벌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주도형 자동화 조립 경제체제로 전환한다. 이것은 핵심 부품을 국내의 중소기업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부품을 조달해서 다시 조립한 후에 수출하는 방식의 산업 체제를 말한다. 얼마 전 일본과 무역 분쟁에서 나타난 부품 조달 문제는 이러한 산업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경제 성장 방식은 경제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이나 노동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어려운 체제이다. 결국, 산업 정책, 조세정책, 노동정책, 복지정책이 한 세트로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박정희 : 세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첫째는 미국에서는 1차 뉴딜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2차 뉴딜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러나 2차 뉴딜을 시행하는 중에 전쟁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2차 뉴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따라서 효과가 불분명한 뉴딜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둘째는 현재 한국에서 기본소득이나 기본자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데, 개인적으로 기여형 기초연금 방식의 보험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것은 일자리가 있는 사람에게는 연금을 분배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는 국가가 지원하는 부조 방식이다. 기여형 기초연금과 기본소득 간에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관한 질문을 드리고 싶고, 세 번째로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과 관련하여, 일자리 나누기에 관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윤홍식 : 첫째 질문과 관련하여, 뉴딜은 수치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뉴딜을 국민이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국민은 성과가 약한 뉴딜을 그렇게 지지했는가? 이것은 뉴딜은 단순한 경제 정책만이 아닌 정치적 연합체로서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 후에 미국은 가장 부유한 국가가 되었는데, 그것이 뉴딜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둘째 질문과 관련하여, 기여형 기초연금은 소득 기반 사회보험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소득 파악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질문과 관련하여, 광주형 일자리 정책 자체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주요한 노동 형태는 조직 노동인데, 이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일자리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양건모 : 뉴딜과 같이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충격을 무엇으로 보시는 것인지 궁금하고,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뉴딜도 미국의 민주당처럼 장기 집권이 가능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윤홍식 : 한국의 뉴딜은 뉴딜 연합과 같은 정치적 연합으로서의 성격이 결여되어 있다. 그린 뉴딜도 기존처럼 재벌을 위주로 한 수출 주도적 관점이 강하다.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에 대한 고려 등이 많이 부족하다.

 

 

 

최영기 : 한국판 뉴딜과 관련하여 학계에서의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윤홍식 : 기존에 있던 기재부의 안으로 한국형 뉴딜을 기획하고 만든 것으로 본다. 처음에는 디지털 뉴딜만 언급하다가 비판을 받게 되자 그린 뉴딜을 추가하고 다시 비판을 받으니 탄소 중립이 추가되었다. 한마디로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정우식 : 한국의 민주당이 미국의 민주당이 추진했던 뉴딜을 제대로 실행한다면, 한국의 민주당도 20년 이상 장기 집권이 가능하리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윤홍식 : 한국의 민주당이 미국 민주당이 추진했던 뉴딜의 반만 실현해도 20년 이상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김종인 대표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잘 읽어내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주장했던 경제 민주화나 기본소득 등은 아무 이유 없이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와 같은 흐름을 읽어내는 안목은 부족하다고 본다.

 

 

권오성 : 한국형 뉴딜이 성공 가능한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드리고자 한다.

 

윤홍식 : 정책이 정치를 만든다고 본다.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때, 누구를 대변할 것인지, 누구의 지지를 얻을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형 뉴딜을 실행하면서 이 정책으로 인한 수혜자들을 확고한 정치적 지지 세력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최영기 : 미국 민주당의 경우 그 당시 소수였기 때문에, 정치적 벤처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고, 산업 노동자들을 정치적 지지 세력으로 잘 연결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비정규직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과의 정치적 연합이 잘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노동자들은 기존의 산업 노동자와 같은 단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이 미국 민주당이 구상했던 방식의 뉴딜을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절대다수의 의석을 차지한 기득권적 지위에 있어서 정치적 벤처를 시도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홍식 :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코로나 19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한 측면이 있어서 기존의 정치 체제가 이어질 확률이 크다고 본다

 

양건모 : 현재 지속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식당, 건설, 농촌 등의 현장에서 좋은 자리들은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차지한 좋은 자리를 같은 나라 출신 노동자들끼리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동남아 출신 팀장이 있고, 그 밑에 직급의 직원이 한국인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윤홍식 : 그 시각이 유럽의 극우 정당이 갖는 시각과 같다.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 산업 구조상 필요에 의해서이다. 이 문제를 외국인 노동자 대 국내 노동자의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전체 산업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일자리를 놓고 외국인과 경쟁하는 것으로 보면 극우적 해법이 나오고, 산업 구조 전반으로 보면 새로운 대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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